불꽃놀이
박해성
나 폐암 4기라네, 뇌까지 전이됐대
그 사내 키득거린다, 축제에 취한 강변
불꽃은 펑펑 터지고
나는 펑펑 울고 싶고
어두울수록 눈부신 꽃불의 외마디 비명
워매 환장허것네, 그는 셔터만 누른다
하늘님 멋진 밤이쥬? 개똥밭이 꽃밭이네유
꿈처럼 암세포처럼 허공에 헛꽃 피는데
저 착한 4기꾼 따라 야반도주나 해볼까?
한 천년 숨어살자고 슬쩍 옆구리 찔러볼까?
얄라셩 얄라리 얄라 마지막 불꽃이 튄다
내 한판 잘 놀다 가네, 카메라를 접는 그
불티가 춤을 접는다
화약연기 자욱하다
출처; 『나래시조』 2021년 겨울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