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1
강호인
난 이제
한 개의 종
돌종(石鐘)쯤 되어
울고 싶다
세상 허허롭기가 하늘보다 깊은 날도
사람 무심하여 눈물 절로 어리는 날도
새벽녘 까치처럼 가야 할 은혜로운 땅에서
삼생을 삼천 번쯤 윤회로 돈다 해도
목숨 삼긴 날이면 살아서 푸른 세월
혼신의 열정을 다해 스스로를 조탁彫琢하는
전설 속 석수장이 명품 빚는 석수장이
그 아린 정과 끌에 살과 뼈를 깎아낸 뒤
장엄히 또한 은은히 빛살 같은 울음 우는
나는야
그 떨리는 여운
천 년 만 년
끌고 싶다.
- 출처 ; 『화중련』2010년, 하반기호에서
1985년 『현대시조』등단
남명 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 경남시조문학상 등 수상.
시집; 『山天齊에 신끈 풀고』등
마산문협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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