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새로 쓰는 아니리
heystar
2013. 10. 27. 14:38
새로 쓰는 아니리
박 해 성
길 건너 세탁소 집 KS마크 큰 아들은
간 모르고 가즈럽더니 백수건달 못 면하고
날마다 허랑 방탕에 쥐도 못 잡는 나비꼴이라
환갑 넘은 중고차에 연지 찍고 곤지 찍어 지화자 쾌지나칭칭 조랑망
아지 콩밭에 뛰듯 동서에 번쩍번쩍 젊어 노세 나대더니 죽자 사자 맹
세한 순이 고무신 거꾸로 신은 날부터 불 삼킨 듯 잠 못 들고 아스피린
도 소용없어 어정칠월 동동팔월 끝내는 이 악물었겠다, 넥타이 고쳐
매고 이력서 쓰길 수십 수백,
옆문 뒷문 이 판 저 판 기웃기웃 안절부절
가세주리를 튼다 해도 로비, 奴婢 나선다
꼴뚜기 망둥이 뛰듯 가로 뛰고 세로 뛰고
서푼 의자에 목숨 걸고 가닐가닐 자릿자릿 가랑개미 살살 기듯 줄
좋고 빽 좋다는 어느 양반 가려운 데를 눈 딱 감고 긁어줬건만 새치기
가로딴죽에 허사로다 가로 꿰지고 하느님 조상님 제석님 부처님 알라
여(이상 무순) 정녕 나를 버리시나이까 엘리엘리 초승달 보름달 이지
러진 갈고리달 아래 손이 발이 되도록 죄도 없이 비는 엄니 옴마니반
메흠 막걸리 한 잔에도 그저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연옥은 닫아두고
천당일랑 열어두시어 오 필승 우리 신령님 낙하산을 내려주소서!
얄궂다, 그 옛날에는 개천에서도 용 났다던데…
- 반년간 『정형시학』2013, 하반기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