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입동전야
heystar
2011. 2. 7. 19:48
입동立冬 전야
박 해 성
이름만 ‘신세계’인 버스종점 구식 다방
지구별 한 귀퉁이 메모인 양 꽂혀있다
막다른
골목 끝에서 찬비는 오락가락
만날 사람 없어도 반쯤 닫힌 문을 밀면
골다공증 나무 계단 목울대가 젖는 시간
타다 만 시린 하루가 꽁초처럼 나뒹굴고
손마디 굵은 바람 헛기침하는 창가엔
성긴 날개 추스른다, 길 잃은 황조롱이
안단테,
올드팝송에 발이 걸려 주춤거리는…
<시조시학> 2010년 겨울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