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나방은 힘이 세다

heystar 2012. 12. 15. 09:22

 

  나방은 힘이 세다

 

                             박 해 성

 

 

동지에도 천방지축 설쳐대는 좀나방을

고통 없이 끝내주마

시집 탁, 내리치다

아뿔싸!

찻잔을 깼다

번득이는 사금파리,

 

검지 끝 핏방울에 붉게 물든 명조 활자

바르르, 행간이 떤다

6밀리 날벌레처럼

뇌리 속

숨어드는 너,

내 꿈을 휘젓는다

 

 

      - 박해성 시집 < 비빔밥에 관한 미시적 계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