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수상작

2012년 제24회 '지용문학상’ 수상작 <옥상의 가을> - 이상국

heystar 2012. 11. 23. 11:51

   옥상의 가을

 

 

                   이 상 국

 

 

 

                       옥상에 올라가 메밀 베갯속을 널었다

 

나의 잠들이 좋아라 하고

햇빛 속으로 달아난다

 

우리나라 붉은 메밀대궁에는

흙의 피가 묻어있다

지구도 흙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가을이 더 잘 보이고

나는 늘 높은 데가 좋다

어쨌든 세상의 모든 옥상은

아이들처럼 거미처럼 몰래

혼자서 놀기 좋은 곳이다

이런 걸 누가 알기나 하는지

어머니 같았으면 벌써 달밤에

깨를 터는 가을이다

 

                                        - 계간 『불교문예』 2011년 여름호 발표

 

1946년 강원도 양양에서 출생.

1976년  《심상》에 시 〈겨울 추상화〉 등을 발표 등단.

집;  『동해별곡』(1985), 『내일로 가는 소』(1989), 『우리는 읍으로 간다』(1992), 『집은 아직 따뜻하다』(1998),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2005), 『뿔을 적시며』(2012) 등 .

수상;  백석문학상 · 민족예술상 · 유심작품상 등.

                                                                                                [출처] 웹진 시인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