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개똥참외
heystar
2012. 6. 22. 17:55
개똥참외
박 해 성
1.
서푼어치 연민이며 8할 넘는 호기심 속
노약자석 모로 누운 그 여인 만삭이다,
황야를 질러왔는지 갈라 터진 맨발이다
진딧물 낀 들꽃같이 말라붙은 입술에다
신탁의 달을 품고 홀로 익는 개똥참외
차라리 달지나 말 걸, 귀머거리 막돌처럼
2.
마디마디 통증으로 덜컹대는 이승 열차
미쳐(狂)야 미치(達)는가, 아득한 적멸역에
진종일 쳇바퀴 돌 듯 순환선 또 출발한다
- 계간 <나래시조> 2012, 여름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