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마니산의 봄

heystar 2012. 5. 26. 20:09

 

       마니산의 봄

 

                   박 해 성

 

 

정상을 꿈꾸다가 일몰에 갇힌대도 반성이나 후회 따위 않기로 작정했지,

남들은 하산할 무렵 가풀막을 오른다

 

빈 둥지만 덩그런 졸참나무 겨드랑이 고뿔 걸린 낮달이 쿨럭쿨럭 동행이다

그래도 너무 외로워 괜스레 단장 짚고

 

산허리에 주저앉아 갈증을 다독인다

달디 단 물 한 모금 뿌리에 닿았는지 산철쭉 목젖 축이고 툭툭, 말을 건네건만

 

그만 돌아설까보다, 갈수록 고달픈 길

얼마나 더 살아야 흔들리지 않으려나, 박새가 혼잣말처럼 쫑알쫑알 앞장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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