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거위털파카
heystar
2012. 3. 7. 09:29
거위털파카
박 해 성
울음이 다 삭제된 거위의 깃털을 산다
적멸의 가벼움은 3개월 무이자할부,
온 세상 눈보라에도 보온 방수 끄떡없다는
미궁 속으로 빨려든 비명의 무게하며
기다란 모가지에 꽥 꽥 꽥 고여 있던
욕망의 질량에 따라 시세가 매겨지고
아무도 관심 없다, 얼어터진 그 맨발은
한때는 부리 끝에 꽃물 들어 붉었던가?
단 한 장 남은 달력에 가압류된 동백처럼
나는 몹시 안녕하다, 영하의 지상에서
숱한 죽음이 키운 날개 잃은 슬픈 새
지구별 난생의 후예, 뒤뚱뒤뚱 동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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