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

강화 - 참성단, 2

heystar 2011. 10. 28. 11:47

  경건한 마음으로 성역에 들어서니 손을 뻗으면 하늘에 닿을 듯한 돌로 샇은 높은 제단이 첫눈에 들어온다.

 

   제단의 돌계단 아래에는 청동향로가 묵묵히 앉아 계시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당대의 사상으로 축조된 제단이 고즈넉이 하늘을 우러르고 있다. 함부로 들어서지 마시오.

 

 입구를 지켜 선 150년생 소사나무, 조선의 쇠락과 일제치하를 겪었지만 여전히 위풍당당하시다*^^* 

 

 그 뿌리는 바위와 엉켜 한 몸을 이루셨다, 보물이시란다. 나무와 돌도 상생하거늘...

 

  아래를 굽어보니 사방 시야가 탁 트였다. 오 저 아래세상이 바로 내가 속한 속세구나^&^

 

 하산길은 우회로를 택했다.  보아라! 단군로, 우리 할아버지께서 나를 지켜주신다, 어흠 ^&^

 

  할아버지께서 저 수많은 어린 자손들을 굽어보고 계시다, 착하게 살자!!!

  들판인가 하면 바다고이고 바다인가 하면 섬이다, 뭍도 섬 같고 섬도 뭍 같은 우리네 삶처럼,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누구 아이디어인지 폐타이어를 이용해 엮은 계단은 돌계단보다 훨씬 편하고 안전했다.

 

  내가 속한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새삼 깨달았다.

  황금 들판과 듬직한 산맥, 그리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우리들의 보금자리 - 사이좋게 살아야겠다 - 오늘의 결씸!!!

  한참을 바라다보고 있으니 왠지 눈물겹다, 납작한 지붕이 그렇고 구불구불 서로 이어진 좁은 길들이 그러하다.^^

 

 중간중간에 섬이름을 표시해 두었지만 육안으로는 잘 구분이 안 간다, 내 시력이 확실히 안 좋은가보다.^^;;;

  지도와 비교해 가면서 찾아보시라. 혹시 당신의 혜안으로는 다 보일지도 모른다.

 

 

 내려오는 길가에 산벚꽃나무의 열매가 한창 붉었다. 겨우내 새들이 찾아들겠다.

  위를 보면 푸른 하늘과 빨간 열매, 아래를 보면 사람이 사는 한가로운 마을 - 천국엔 안 가봤지만 이런 풍광은 아닐까 - 궁금하고

 

                       그러나 누군가는 맨손으로 바위를 뚫는다, 휘거나 굽더라도 결코 부러지거나 포기할 수 없는 생을 위하여! 

 

  올려다보니 참성단이 아득하다. 저 높은 곳에서 기도할 생각을 맨처음 한 이는 누구일까?

  하늘이 멀어지면 땅이 가까워지는 법, 사람 사는 마을이 손에 잡힐 듯 - 들뜬 마음을 다스린다.

 

  산벚꽃나무 열매가 사방에서 유혹한다, 내 죽으면 새가 되어 저 열매를 쪼으리라.

 

  산철쭉 군락지에는 이파리들이 이제 겨우 불콰하다, 다음 주쯤은 대취하고 - 그 다음엔 골아떨어져 겨우내 그 잠 깨지 않으리라.

 

                참성단을 뒤로 하고 0.7km - 이정표 앞에 섰다. 우리는 늘 갈림길에서 망설인다, 어떤 길을 갈 것인지.....

                       

 

  낙엽이 쌓인 길은 걷는 다, 시몬 너는 들리느냐, 낙엽 밟는 소리가...ㅎㅎㅎ

 

  이색이 지은 시를 읽는다 - 이 몸이 몇번이나 이곳을 찾을 수 있을는지 - 라는 구절에서 한참 먹먹하다가 ^^;;;

 

  모처럼 나의 뿌리를 오래 생각했다. 심줄이 툭툭 불거진 손으로 길을 움켜 쥔 저 저 저 ...................!

 

  그때 내가 내려온 길을 누군가 헐떡이며 오르고 있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