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소나무, 벼랑에 서다

heystar 2011. 8. 12. 22:51

 

   소나무, 벼랑에 서다

 

                                                      박 해 성

 

 

 

타고 난 반골이라 절벽도 두렵지 않다

 

정맥 툭툭 불거지도록 한세상 움켜잡고

 

물러 설 자리는 없다

사철 하 창창한 결기,

 

 

턱없는 용기거나 식상한 기도보다는

 

불꽃 같은 허기와 적막이 날 키웠지

 

허공은 나의 만다라,

눈비가 장을 넘기고

 

 

돌 속에 길 닦는다, 오체투지 설산 넘듯

 

별빛이 촘촘 박힌 옹이마다 관절마다

 

놀뛰는 저 맥박소리!

바람도 멈칫, 숨죽인다

 

                       - 격월간 <국제문예> 2011년 7/8월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