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詩說

한국에서 노인으로 살기

heystar 2022. 11. 9. 21:36

흔히 말하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고 쉽게 정의한다, 정말 그러한가?

나는 나 자신을 언필칭 '노인' 이라고 심각하게 분류해본 적이 없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내 분야에서 현역으로 작품 발표하고 활동하니까

사회적으로 소외감이라던가 차별을 피부로 느끼지는 않는다, 특히

유튜브 [해성시대] 채널을 운영하면서 솔직히 나이를 잊고 살 때가 많다.

카메라를 메고 다닐 때도 내가 노인이라는 사실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요즘 다리가 저리다, 허리를 굽혀야 덜 아프다. '척추협착증'이란다.

새로 생긴 병원에 갔다, 접수하고 나니까 30분 기다려야 한단다.

한가한 곳에 앉으려하자 내 이름을 부른다, (30분 기다리라고 했는데...) 싶어서

그냥 쳐다보고만 있었다, 다시 부른다, 분명 내 이름이라 손짓하고 갔다

- 잘 못 들으신다구요? 진료실에 들어서자 의사가 묻는다, - 예?

- 귀가 안들리시나요? - 예?

그때서야 말귀를 알아들은 나는 기가막혀 그냥 웃었다, - 잘 들립니다, 말씀하세요.

진료가 끝나고 나오면서 한마디 했다.

- 30분 기다리라고 했는데 바로 이름을 불러서... 젊은 의사는 듣는둥 마는둥,

- X레이 찍고 오세요. 나는 공연히 바보처럼 변명만 한것 같아 더 불쾌했다.

하루종일 우울하다. 내가 어느새 귀먹은 노인 취급을 받을 나이가 된 것이다.

그들은 왜 그토록 성급하게 나이로 사람을 판단할까?

왜 나이든 사람은 다 귀가 어둡다는 편견을 갖고 있을까?

차별일까? 배려일까?

새로 생긴 병원 데스크직원은 자기네 병원이 바쁘다는 걸 어필하고 싶었나보다.

왜 그런 허풍을 떨까? 오래 기다릴만큼 환자도 많지 않았는데...

우얏든 허리에 비싼 신경주사를 맞았으니 안 아팠으면 좋겠다.

다음엔 누가 부르면 얼른 대답부터해야할 것 같다.

귀먹은 노인 취급받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