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화접도花蝶圖

heystar 2020. 5. 6. 12:33


                          화접도(花蝶圖)


                                      박해성



​잠을 놓친 네 손끝에서 이 몸은 태어났다

꽃잎처럼 팔랑대는 나는 즐거운 나비

전생은 이제 잊으리

낙화 아래 목을 매던


내가 나를 몰라도 좋은

거미줄이 없어서 좋은

여기는 세월도 잠든 10호짜리 화폭 위

신에게 따귀 맞은 듯

태양이 얼어붙은 곳


죽어도 죽지 않는 나는 꿈꾸는 나비

오방색에 홀려 한 철

착각에 취해 한 철

춤인 듯 무한천공을 무념무상 훨훨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