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꽃상여처럼 흔들려가는 …… 봄 -박정호

heystar 2019. 3. 9. 15:18


      꽃상여처럼 흔들려가는 …… 봄



                                                        박정호



  앞산에 불이야 뒷산에 불이야 꺼이꺼이 목이 타는 내 가슴에 꽃불이야

손 대도 뜨겁지 않고 눈시울만 붉어진다.


  영취산 휘어드는 진달래 길이어든 섬진강 따라 오르는 마파람 길이어든

아 정녕 붉어져서는 물에 뜬 길이어든.


  오래도록 앉아서는 뚝 뚝 뚝 듣고 있는 외마디 외침도 없이 난바다 건너와서

먹먹한 몸 질러가는 불이야! 꽃불이야.


  무지렁이 꽃이거나 소시민의 꽃이거나 그윽하였더라 '그대'라는 밑천으로

넉넉했으니 한 움큼 꺾어든 향기 화인처럼 남았네 그려.


                                                   -출처; 『시조미학』 2018, 여름호에서

1966년 전남 곡성 출생.

1988년 『시조시학』등단.

시집; 『으악하고 꽃이 핀다』『13현의 푸른 선율』등.

현; 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 회장. <역류><율격>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