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한바탕 꿈이 지난 뒤 (一色過後) - 조오현

heystar 2018. 11. 15. 17:12


한바탕 꿈이 지난 뒤 (一色過後)


                      조오현



나이는 열두 살 이름은 행자

한나절은 디딜방아 찧고

반나절은 장작 패고

때때로 숲에 숨었을 새 울음소리 듣는 일이었다


그로부터 10년 20년 50년이 지난 오늘

산에 살면서 산도 못 보고

새 울음 소리는커녕

내 울음도 못 듣는다


                      설악 무산 2018. 4.5.


                                출처; 『열린시학』2018, 가을호에서


1932년 출생 (경남 밀양시) ~ 2018년 5월 26일 사망 
1968년 시조 동인지 '시조문학' 등단
2011 제23회 포교대상  외 2건
          1998 대한불교조계종 백담사 회주  외 3건
          수상; 정지용문학상, 고산문학상 등
          시집; 『아득한 성자』『적멸을 위하여』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