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배접 - 임성규

heystar 2017. 1. 19. 13:41


    배접


               임성규



나, 그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비밀한 울음을 속지로 깔아놓고


얇지만 속살을 가릴


화선지를 덮었다.


울음을 참으면서 나는 풀을 발랐다


삼킨 눈물이


푸르스름 번지면서


그대의 환한 미소가


방울방울 떠올랐다.



- 임성규 시집 『배접』에서


1968년 생

1999년 <금호시조상> 등단.

2014년 무등시조문학상 작품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