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파주 5- 박준
heystar
2016. 7. 21. 15:14
파주 5
박준
올해 두 살 된 단비는 첫배에 새끼 여섯을 낳았다 딸이 넷이
었고 아들이 둘이었다 한 마리는 인천으로 한 마리는 모래내로
한 마리는 또 천안으로…… 그렇게 가도 내색이 없다가 마지막
새끼를 보낸 날부터 단비는 집 안 곳곳을 쉬지 않고 뛰어다녔다
밤이면 마당에서 길게 울었고 새벽이면 칠 년 전 하나 있던 딸을
먼저 보낸 올해 예순일곱 된 아버지와 멀리 방죽까지 나가 함께
울고 돌아왔다
- 『문학과 사회』 2015, 겨울호에서
1983년 서울 출생.
2008년 《실천문학》등단.
2013년 제31회 신동엽문학상 수상.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문학동네,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