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만트라, 만트라 - 정일근
heystar
2016. 5. 21. 17:23
만트라, 만트라
정일근
육신이야 옷을 벗듯 빙하 위로 던져버려라
늙은 라마 느릿느릿 입 안의 경經을 씹는 저녁
내 늑골 열두 뼈 사이 적멸이 눈을 뜬다
하늘에는 외눈 독수리 몰입의 원을 그리고
땅에는 주술처럼 펄럭이는 오색 룽다
내 속의 또 다른 내가 나를 불러 밤은 온다
살은 뼈를, 뼈는 피를, 피는 신神을 부르는 시간
열반의 그 뜨거운 호명을 기다리며
설산이 우주를 열고 만트라를 외고 있다
- 출쳐; 『시조시학』2015, 가을호에서
1958년 경남 진해 출생.
경남대 사대 국어과 졸업.
1984년 《실천문학》 등단.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198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집; 『바다가 보이는 교실』,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 『그리운 곳으로 돌아보라』,
『처용의 도시』, 『경주 남산』, 『첫사랑을 덮다』,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등.
2000년 한국시조작품상과
2003년 소월시문학상
2009년 제9회 지훈상, 수상.
현재 '시힘' 동인이며 울산에서 문화공간 '다운재'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