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메리 크리스마스

heystar 2016. 3. 8. 19:54


  메리 크리스마스


                           박해성



지린내를 방목하는 늙은 목자를 만났다


징글벨이 징글징글 뒤엉키는 도심에

드디어 임하셨도다

속죄양의 현신인 듯


지상의 가장 낮은 곳 쓰러진 팽이처럼

찬송가 수레를 미는 즐거운 크리스마스


한번쯤 허락하소서

홀려도 좋은 홀리데이!


                         - 『오늘의 시조』2016년, 제 10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