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허물 벗다 - 김덕남

heystar 2015. 12. 2. 19:09

 

       허물 벗다

 

                       김덕남

 

 

 

담장 밑 길게 누운 투명한 빈집 한 채

머리에서 꼬리까지 계절을 벗어놓고

내면을 응시하는가

눈빛이 서늘하다

 

껍질을 벗는다면 오욕도 벗어날까

숨 가쁜 오르막도 헛짚는 내리막도

날마다 똬리를 틀며 사족에 매달리던

 

별자리 사모하여 배밀이로 넘본 세상

분 냄새 짙게 피운 깜깜한 거울 앞에

난태생 부활을 꿈꾼다

어둠을 벗는다

 

- 출처 『시조시학』2015, 겨울호

 

- 1950년 경북 경주 출생

- 제13회 공무원 문예대전 입상(2010)

- 전 부산대·한국해양대 서기관

- 2011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