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한우 먹는 날
heystar
2015. 7. 15. 12:23
한우 먹는 날
박 해 성
이름표 목에 걸고 백 한 번째 면접을 본
삼년 백수 친구 녀석 파김치 그 몰골에 까짓 거 큰 맘 먹고 지갑 들고 나섰는데
‘오늘은 한우 먹는 날’ 어깨띠 두른 누렁소가 낙원가든 앞마당 트럭에 실려 두리번~
글썽한 눈망울 속엔 새털구름 흘러가고 굴레처럼 목에 걸린 명문혈통 보증서에다
온몸에 금을 긋고 어느 손이 끼적거린 친절한 부위별 명칭이 끔벅끔벅 살아있는,
저 이가 쓸데없이 뿔은 왜 키웠을까? 설익은 질문 한 점 어금니로 되씹다가
아차차 혀 깨물었다, 기어이 피를 보네
- 계간『정형시학』2015, 여름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