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표절의혹 전면 부인.
신경숙, "해당 작품은 알지 못한다" 표절 의혹 전면부인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신경숙 작가가 17일 “해당 작품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뿐”이라며 “대응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도서출판 창비는 이날 “출판사에서 작가에게 문의한 결과 다음과 같은 입장을 메일로 보내왔다”며 ‘신경숙 작가의 입장’을 소개했다.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오래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
창비 문학출판부 측은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했다. “성애에 눈뜨는 장면 묘사는 일상적인 소재인데다가 작품 전체를 좌우할 독창적인 묘사도 아니”며, “또한 인용 장면들은 두 작품 공히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것.
창비는 이어 “해당 장면의 몇몇 문장에서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표절 운운하는 것은 문제”라며 “표절시비에서 다투게 되는 ‘포괄적 비문헌적 유사성’이나 ‘부분적 문헌적 유사성’을 가지고 따지더라도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약하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출판사는 표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문장 자체나 앞뒤 맥락을 고려해 굳이 따진다면 오히려 신경숙 작가의 음악과 결부된 묘사가 더 비교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소설가 이응준은 16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게재된 글에서 신경숙 작가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창비는 해당 작품이 실린 소설집의 제목이 뚜렷한 이유 없이 달라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개정시에는 작가뿐 아니라 출판사 내외부의 의견을 수렴해 더 어울리거나 그 시기에 맞는 제목으로 바꾸기도 하는데 이를 표절시비와 연관지어 문제 삼는 건 도를 넘어선 억측”이라고 밝혔다.
▶ 창비 강일우 대표, 사과문 발표(전문)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 작성자 김병철 2015년 06월 08시 01분 작성 글
최근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냈던 창비가 18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참고: 신경숙 작가 표절 혐의가 최초로 게재된 이응준 작가의 허핑턴포스트 글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 : 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
강일우 창비 대표이사는 이날 창비 홈페이지를 통해 "내부조율 없이 적절치 못한 보도자료를 내보낸 점을 사과드린다"며 "이로써 창비를 아껴주시는 많은 독자들께 실망을 드렸고 분노를 샀다"고 밝혔다.
아래는 사과문 전문이다. (글자색 변경 - 시찾사)
먼저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과 관련하여 6월 17일 본사 문학출판부에서 내부조율 없이 적절치 못한 보도자료를 내보낸 점을 사과드립니다. 이로써 창비를 아껴주시는 많은 독자들께 실망을 드렸고 분노를 샀습니다.
보도자료는 ‘표절이 아니다’라는 신경숙 작가의 주장을 기본적으로 존중하면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신경숙의 ‘전설’이 내용과 구성에서 매우 다른 작품이라는 입장을 전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적된 일부 문장들에 대해 표절의 혐의를 충분히 제기할 법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독자들이 느끼실 심려와 실망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아야 했습니다.
저희는 그간 작가와 독자를 존중하고 한국문학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진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한국문학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출판사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지 못한 점은 어떤 사과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태를 뼈아프게 돌아보면서 표절 문제를 제기한 분들의 충정이 헛되지 않도록,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자유롭고 생산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언제나 공론에 귀기울이겠습니다.
현재 제기된 사안에 대해서는 작가와 논의를 거쳐 독자들의 걱정과 의문을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내부의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필요한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한국문학과 창비를 걱정하시는 많은 분들께서 저희에게 보내준 질타를 잊지 않고 마음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2015년 6월 18일
창비 대표이사 강일우 드림
관련기사:
▶ 신경숙과 창비의 성명서에 대한 나, 이응준의 대답
문학의 진정성을 향해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쓴 글이었습니다.
그 글에 대한 신경숙과 창비의 이러한 반응에 대하여서는 한국문학을 사랑하시는 모든 독자 분들께서
추상같은 판단을 내려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한 사람의 문인으로서 제 모국어의 독자
분들께 이 기어이 반성하지 못하는 문단이 너무도 치욕스러워 그저 죄스러울 뿐입니다. 마지막 부탁입니다.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을 다시 한 번 더 깊이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질문과 대답은 이미 그 안에 다 들어 있고,
그것을 온당하고 정의롭게 사용해주실 당사자들은 신경숙의 독자 분들도,
이응준의 독자 분들도 아닌 바로 한국문학의 독자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2015년 6월 17일)
|작성자 AWBunker [출처] http://blog.naver.com/junbunker/2203929578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