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개들의 시간

heystar 2015. 3. 28. 10:06

 

     개들의 시간

 

                         손영희

 

 

 

나를 깨우는 건 늙고 목쉰 회화나무

 

머리 푼 잡귀들이 목줄을 잡아당긴다

 

악몽에 시달리면서 목청을 소진하면서

 

그렇게 지켜냈다고 다시 살아났다고

 

맹목의 순정을 위해 꼬리 저리 흔드는

 

꿈에서 나를 깨우는 건 내가 먹어버린 나

 

 

                                        - 《시조매거진》2015. 상반기호.

 

- 2003년 매일신문신춘문예 당선, 열린시학 등단.

- 오늘의 시조시인상, 이영도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

- 2013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 경남문학관 사무국장, 서정과현실 편집부장 역임.

- 시집 『불룩한 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