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산책 1.
애월 바닷가에서 깊은 잠에 드신 이 - 그 잠이 너무 깊어 감히 이름을 여쭈어볼 수 없었다.
이 잿빛 계단을 지나 바다와 사람이 이어진다. 마치 수평선에서 지상과 하늘이 이어지듯,
바다는 바람을 키우고 해풍은 잡초를 키우고 잡초는 나를 키운다.
해변을 홀로 걷는 나그네 - 어차피 생은 먼 길을 묵묵히 홀로 걷는 거다.
두 분이 마주보고 할 얘기가 많으신 듯..... (왼쪽 분은 이를 드러내놓고 웃으신다, 이히히...)
저 돌담을 돌아서면 누군가 반갑게 달려올 듯 *^^*
등대는 귀도 없다, 기다림에 지쳐 뼈만 남았다.
나무는 늙을수록 품위 있다. 정말 그렇다.
지금 쓸쓸하지 않은 이유는 동행이 있기 때문이다.
늙은 토종 밀감나무 - 어머니, 여기 계셨군요, 꾸~~벅 *^^*
안녕하세요? 겨울을 무사히 넘긴 금잔화 - 반갑습니다, 꿀꿀
나무도 이성을 잃으면 이렇게 속이 다 보입니다. 후훗...
저 돌담 넘어 저 지붕 아래 누군가의 오붓한 행복이 살았더래요.
누군가 버리고 간 빈집 - 그래도 텃밭엔 푸성귀가 자라고 있네요.
이웃과 소통하던 돌계단 - 어젯밤엔 갑돌이와 갑순이가 밟고 갔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