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

신안 - 염전

heystar 2014. 6. 9. 22:11

사진 찍지 마!!!  태평염전에 들어서자 멀리서 누군가 고함을 지른다. 적의가 느껴지는 목소리에 놀라 흠찔했다 @_@;;;;

책임자인듯한 사람의 안내말로는 얼굴이 찍힐가봐 그런단다. 고배율 망원이 아니고는 어려운 거리인데.....  집에 가고 싶당 =_+;;;

그들은 왜 그들의 직업에 긍지를 갖지 못하는 걸까? 사실 노동이 신성하다느니 하는 것은 노동을 모르는 부르조아들의 말씀 아니신가?

그래도 기분 확, 잡치는 - 그래서 태평염전에 온 게 후회스러운 - 그만두자, 카메라를 접고 하염없이 하늘만 바라보다가 -_-;;;;;

염전 바닥을 보니 달의 분화구 같기도 하고 천체망원경으로 본 행성들 같기도 해서 몇컷 누르고는... 심심, 울화통

혼자 떨어져서 작업하시는 아자씨 곁으로 슬금슬금 접근 - 수고하시네요, 어쩌구 저쩌구 너스레를 떨고는

일곱시간 차 타고 왔는데용,  윤곽만 나오게 찍을게용, 선상님! 홍홍홍... 작업하시는데 지장없게 할게용, 함시롱

소금물이 확 튀어도 좋아용, 오호호호... *^&^* 좁은 통로에 앉아서 연사로 눌러대는데... 한명 두명 카메라를 들고 쫓아오는거라, 워쪄

아자씨 멋져용, 이쪽으로 오세용, 여기저기서 외치는 거라 - 아, 이론... 그러나 속 깊은 아저씨는 군말없이 고무래를 이리저리 밀어주시고 

한참을 정신없이 눌러대는데 듬직한 가장의 힘이 구릿빛 팔뚝에서 그대로 느껴진걸까? 누군가 성의표시를 하자고 제의, 오케이!!!

주머니를 뒤지니 오천원 짜리 한장뿐, 배춧잎 낸 사람들한테 미안 ^^;;; 사양하시는 아저씨께 전달 - 마음이 가벼워짐,  Good Luck!!!

빈 소금 소쿠리와  장화가 나란히  - 그 뒤로 어딘가에 포커스를 맞추는 진사님

휴식에 든 수차 - 수차가 맞나 모르겠네? 오른쪽으로는 나란히 선 소금창고가 보이고

어디서든 휴식은 평화롭다 *^^*

앗, 여기서도 분화구가, 아니 이름모를 행성이... 여기가 우주정거장인가???

소금과 별은 닮았다는, 그래서 우리는 별을 먹고 산다는 억지ㅎㅎㅎㅎㅎ

햇살을 받은 소금쩍이 다이아몬드 같기도 하다는 엉뚱이즘

 

[경고] 신안 태평염전에는 카메라를 들고 가지 마시라!  (사실은 아예 가지말라고 하고 싶다)

 정 작업사진을 찍고 싶다면 염전에서 운영하는 체험장에서 모델로 연출을 하시라고 권하고 싶다는 경험자 말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