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어떤 부활
heystar
2014. 3. 31. 12:22
어떤 부활
박 해 성
왠지 오금 저리거나 뒷목이 켕긴다면
만인 앞에 훌훌 벗고 죄업을 씻는 거다
아무렴
찌든 때에는 대중탕이 제격이지
구천지하 유황 끓듯 부글부글 넘치는 탕
들킬세라 스리슬쩍 한 허물 벗겨낸다
굳어진 손마디쯤은 뚝뚝 꺾어 풀어놓고
웅녀의 미쁜 딸들 시험에 든 쑥 한증막
인간이 되고 지고 삼칠일을 면벽하던
신성한 동굴 속에서 뜬소문도 삶고 찌고
환골탈태,
의기양양 지상으로 나선 순간
저 봐라 붉은 간판
으아악, ‘불가마’다!
맙소사
나는 누군가?
연옥에서 살아난 이 몸,
- 계간 『나래시조』2014, 봄호 수록